2009년 12월 25일
다시 읽는 종말론 유행 현상과 종교 패러디 놀이
다시 읽는 종말론 유행 현상과 종교 패러디 놀이
김윤성 (제이쌍스)
한국종교문화연구소 뉴스레터, 85호 (2009.12.29)
http://www.kirc.or.kr
(뉴스레터 용으로 축약하기 이전 판본임)
지난 늦가을 개봉했던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블록버스터 재난영화 <2012>는 그야말로 재앙이었다. 영화가 엉망이었다는 말이 아니다. 영화 자체는 굉장했다. 물론 플롯은 그저 그랬다. 고대 마야인들이 지구 종말의 해라고 예언했다는 2012년에서 착상을 얻어 시작된 이야기가 하이 테크놀로지 노아의 방주 이야기로 끝나다니! 전체 플롯에서 등장인물들이 엮어가는 소소한 하위 플롯들까지 모두 어딘지 허전하다. 그렇다고 재난영화들이 관객들의 뇌리에 애써 각인시키려는 자기희생, 불화의 화해, 보편적 인류애 같은 교훈적 메시지가 있는 것 같지도 않다. 하지만 적어도 (CG 영상일 뿐이라는 사실을 잠시 눈감아준다면, 또 영화관 맨 앞자리에서 스크린에 파묻히다시피 관람을 한다면)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긴장과 스릴, 그리고 스펙터클한 재난 장면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들 정도로 대단하다. 이 영화가 재앙인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웬만큼 뛰어난 플롯과 스토리가 아니라면, 이제 앞으로 한동안은 누구도 물량을 내세운 재난영화에 도전하려 하지 않을 테니, 재난영화 팬들에게 이는 그야말로 재앙이나 다름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덕분에 지각 있는 제작자와 감독이라면 이제 물량보다는 플롯과 스토리에, 작품성과 메시지에 충실한 재난영화를 만들고 싶어 하리라는 점이겠다. 10년 전 소행성 충돌이라는 동일한 소재를 다루었던 두 편의 영화 중 물량에만 골몰했던 <아마겟돈>(마이클 베이 감독, 브루스 윌리스 주연)은 잊혔지만 스토리에 충실했던 <딥 임팩트>(미미 레더 감독)는 지금도 기억되고 있듯이 말이다.
이어지는 내용
# by | 2009/12/25 10:07 | 종교 읽기 | 트랙백 | 덧글(0)








